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의 이슈

올해 여름의 최대 이슈는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이었습니다. 관세 협상 카드와 맞물려 구글의 “1:5,000급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요청”은 주요 관세 협상 압박 카드 중 하나였습니다. 왜 이처럼 고정밀 지도의 반출 요청이 국가 간 무역 협상의 주요 현안으로 등장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7년, 2016년에 이어 올해 2월 지속적으로 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에 지도 반출 요청(2007) / 안보상의 문제로 거절(국가정보원)
-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반출 요청(2016) / 정부 차원에서 거절
-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반출 재요청(2025)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기본측략성과의 국외 반출 금지) 제1항 ⌜누구든지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기본 측량성과 중 지도 등 또는 측량용 사진을 국외로 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현행 법령상 1:25,000 미만 축척 급의 고정밀 지도반출은 법률로 제한하고 있어 국내업체 지도와 구글 맵스에서 제공하는 국내 지도의 정밀도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구글맵스와 국내지도서비스의 정밀도 차이]

이러한 정밀도의 차이 등을 이유로 외국인들의 길찾기 서비스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고정밀 지도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이러한 지도 반출 금지에 대한 내용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 ‘관세장벽’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에서 매년 3월 발표하는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수많은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치 정보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걸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다”라고 명시하여 그로 인해 해외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에 대한 세미나(토론회)]

국내에서도 지도 데이터 반출에 대한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찬성 측 주장]
- 구글에 지도가 반출되면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 증대
- 반출 안 하면 관광객 불편이 이어져 한국만 갈라파고스화될 우려

[반대 측 주장]
- 우리나라는 휴전 중인 상황. 보안 사항으로 반출 금지 유지(특히 러-우 전쟁을 통한 드론공격의 위험성 증대)
- 구글에 지도 반출 허용 시 이를 시발점으로 해외 빅테크 및 자동차 기업들의 연이은 반출 요구 가능성 증대
- 우리나라의 1:5000 고정밀 지도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진행.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지도임.
구글 등 해외기업에 지도반출 시 한차원 높은단계의 서비스를 모색 후 유상으로 전환. 결국 우리 세금으로 만든 지도를 제공함과 동시에 구글 등에 높은 사용료를 내고 서비스를 제공 받는 모순 발생 (국내기업의 역차별 문제)

고정밀 지도는 사실 단순히 지도 서비스에만 국한되어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도로, 건물, 시설물, 하천 등 상세한 지형지물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전국이 1:5000의 고정밀 축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구글 등 국제적 기업 입장에서는 효용성이 높은 지도기반의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샘입니다.

[정밀지도 해외 반출에 대한 국민 의견 조사_전자신문]

정밀지도 해외 반출에 대한 국민의견 조사 결과상 보안상의 문제를 들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도 반출이 아니라,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요청된 고정밀 국가기본도에 대한 구글사 요청은 5월에 보류 결정 -> 8월 2차 기한 연장 -> 최종 10월 결정될 예정입니다.

[국토교통부 보도참고자료 : 구글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 결정 유보]

국내의 공간정보 산업 및 공정한 경쟁구조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여, 원만한 합의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