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10년간의 근속, 그리고 맞이하는 안식월
10년간의 근속... 그리고 맞이하는 안식월
20여년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절반의 경험을 신영이에스디에서 하게 된 후, 처음 맞아보는 1달간의 휴식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럽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휴가가 시작되고 나서, 가족과 함께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어떻게 몸과 마음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난 가장 먼저 가족과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으로 나의 휴가를 출발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다가, 3년 만에 떠난 해외여행의 목적지는 오사카와 교토를 여행하는 것이었다. 처음 가보는 일본은 생각보다도 더 많은 사람 속에서 걷고 기다리고, 걷고 또 기다리고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여행이라서 모든 것이 즐거웠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가족들과 일정을 모두 맞추어 여행을 해야 했기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짧게 다녀올 수밖에 없었지만 짧은 시간 다리가 아픈 것도 참아가며 오사카와 교토의 구석구석을 참 많이도 걸어 다녔던 것 같다.
짧은 가족여행을 뒤로하고 집에 돌아온 난 다시 나만의 여행을 준비하며 다음 일정을 계획하였다.
그동안 수많은 여행 유튜브를 시청하며 단련된 내공으로 이미 전문적인 여행가 수준까지 올라간 자신감을 가지고 혼자만의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지만 막상 여행 일자가 다가오니 설렘보다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걱정이 더 커져만 갔다.
하지만 무작정 떠나보자....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고 여행을 준비하는데 단 3일, 그리고 난 봄이 오는 3월의 첫날에 2주간의 여행 일정만을 가지고 태국으로 출발하였다.
치앙마이는 여행 기간 내내 뿌연 회색 하늘(화전으로 인해 봄철에는 파란 하늘을 절대 볼 수가 없다)과 찌는듯한 더위로 내가 생각했던 화창한 날씨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수많은 사찰이 도시 곳곳에 있는 불교국가답게 도시 전체가 역사적인 유적지와 자연경관이 뛰어난 매력적인 도시였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태국 제2의 대도시로 북부 지역의 문화, 교육, 관광 중심지이지만 높은 고층 건물도 거의 없고 복잡하지 않아 안전하고, 특히 사람들이 너무나 착한 친근한 이미지의 도시였다.
치앙마이에 숙소를 정하고 무더운 날씨지만 도시 인근에 있는 사원들과 관광지 등을 땀을 흘리며 찾아다니며 구경도 하였고 해가 지면 도로 전체가 야시장으로 변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엄청난 인파들로 인해 수많은 볼거리가 있는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로컬 가수들이 항상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주는 카페, Bar 등에서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가끔은 차로 2~3시간 거리에 있는 치앙라이 그리고 람푼 같은 주변 도시로 버스를 타고 가서 다른 도시를 돌아다녀 보는 재미도 있었다.
동남아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이 미비하여 이동은 주로 공유 자동차를 이용하였지만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였고, 특히 모든 물가가 너무 저렴하여 하루종일 돈을 사용해도 돈이 남아 정말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혼자 떠난 2주간의 여행... 나는 그동안 계획된 일정과 시간 속에서 생활하면서 보냈던 일상생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일정도 계획도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세상의 시간에 내가 들어가서 보냈던 2주간의 여정이 너무 행복했다.
원하는 것이 없었는데 뜻하지 않았던 수많은 추억과 우연히 만났던 많은 인연이 아직도 생생하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무 계획도 없이 떠났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을 만났고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시간이 지금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1달의 휴식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정말 아무것도 열심히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갔던 것 같다.
그래서 지난 시간이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신영이에스디의 임직원 여러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글/사진] 국철웅 상무 / cwkook.esd@gmail.com